비단구렁이

  강화도 서문에서 좌측 좁은 길로 5분여를 가면 작은 사찰 청련사가 있다. 산 중턱에 있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또 숲이 우거져 사찰이 보이지도 않는다. 작은 마을을 지나면 차 한 대가 간신히 다닐 수 있는 길로 올라가면 된다.

 

  그곳에는 너무나 시원하고 오염되지 않은 약수 물이 언제나 나온다. 오래 전에 아내와 저녁 나들이 겸 약수 물을 뜨러 그곳을 들렀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때 올라갔다. 물을 다 받고 내려오는 데 구렁이 한 마리가 좁은 도로에 걸쳐 있는 것이다. 길이 좁아 빨리 달릴 수 없어 다행이었다. 조금만 빨리 달렸다면 밟고 지나갔을 것이다.

 

  예전에 구렁이는 집을 지켜준다는 말을 얻어들은 것이 있다. 구렁이 꼬리 방향에는 산소가 있고 사당도 있다. 아마 그 사당을 지키는 구렁이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구렁이 길이는 어림잡아 1.5m, 굵기는 직경 10cm 가량 되는 것 같았다. 뱀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이 구렁이가 비단구렁이인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무서워 차에서 내리기도 못하고 10여분을 기다렸다. 천천히 움직이면서 숲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꼬리까지 사라지길 기다려 차를 운전해 산에서 내려왔다. 스마트폰이라면 사진이라도 찍어둘 것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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