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의 시대

메이커의 시대

박영숙 지음 / 한국경제신문 펴냄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에게 일정한 돈, 즉 기본소득을 챙겨주는 제도가 등장했다. 이것을 복지나 지원이라 하지 않고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이유는 노동을 해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세상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소득 분배를 받을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재산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의사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된다. 이는 햇볕, 공기. 물, 바람과 같은 공유재로부터 나오는 ‘시민 배당’의 특성을 갖는다. 공유재는 인간의 노동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본래부터 존재해왔던 것으로 여기서 나오는 수익은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나눠 가질 권리가 있다.

 

  앞으로 자신의 글과 영상을 팔아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지금까지는 새롭게 창조된 콘텐츠들이 인터넷,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무료로 유통되었지만 이제는 영상이나 콘텐츠를 검색하는 데도 돈을 지불하며 이를 판매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팔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오픈마켓 윈벤션 등이 뜨고 있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혁신 과제 중 하나는 지구촌의 최대 문제인 물 부족 해결이다. 이에 다양한 물 수확 기술이 출시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기 중의 수분을 물로 수확하는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물은 공기 중에 있을 때 가장 깨끗하다. 이 물이 비로 땅에 떨어지면서 땅의 각종 오염물이 섞인다. 따라서 대기 중에서 물을 수확하는 산업이 앞으로는 가장 각광을 받게 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메이커다. 이미 DIY 붐과 더불어 물건을 직접 만들거나 창업, 창직 등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현상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물건을 만들고 새로운 일거리를 창조해내는 이들을 가리켜 ‘메이커’라고 한다. 대부분 돈이나 특허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영리 집단도 아니다. 때로는 창업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원래 의도했던 바는 아니다. 메이커들은 다른 메이커들의 열정을 격려한다.

 

  전통 제조업들이 붕괴하고 있다. 대신 미래에는 새로운 산업이 등장한다. 가장 많은 일자리는 2020년까지 30억 명에서 70억 명으로 늘어날 인터넷 접속자들을 고객으로 한다. 아이디어나 경험, 지식, 콘텐츠를 윈벤션(www.winvention.net)에 올려 클릭당 돈을 받는 1인 기업이 수천만에 이르고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것들을 팔면서 살아간다.

 

  창업하러 오는 사람들이 가지고 오는 아이디어는 사실 모두 쓸모가 없다.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페이스북에 최초로 투자해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피터 틸은 “창업 아이템은 경쟁자가 있으면 실패한다. 전혀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을 비즈니스 모델로 가지고 오면 절대로 투자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하버드비즈니스스쿨이나 MBA를 나온 사람은 100% 실패한다. 그 이유는 대학 교수들이 가르친 것을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지구온난화로 거의 사막화되기 때문에 땅에서 농사를 짓는 시대가 종말을 고한다. 여기서 아쿠아포닉스(Aquaponics)산업이 부상한다. 아쿠아포닉스란 ‘Aquaculture(양식)’ 와 ‘Hydroponics(수경재배)’를 합친 말로,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를 결합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식량을 확보할 수 있어 최근 미국 등지에서 각광받는 시스템이다. 아쿠아포닉스는 어류를 양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양성분이 가득한 물을 식물의 자연 비료로 활용한다. 식물은 영양분을 소모하고, 그 덕에 정화된 물에서 어류가 서식할 수 있게 된다. 자연적인 미생물 분해 과정을 통해 어류와 식물 모두 건강하게 자라고 번창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이는 어류 배설물로 가득한 폐수를 어떻게 처리할지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어류 양식 어부들과 양분이 가득 함유된 물을 필요로 하는 수경재배업자들을 위한 이상적이 해답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