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후(The Who)

조슈아 울프 솅크·데이비드 로스 외 지음 / 김현수 옮김 / 중앙books

 

 


 

 

 

  형제는 용감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형은 이렇게 말했다. “내 위에 올라와 누워.” 나는 말했다. “그럼 내가 떨어지잖아?” 그러자 형이 말했다. “아니, 네 이빨로 내 코를 꽉 물어. 그럼 안 떨어질 거야.”

작가 모리스 샌닥과 그의 형 잭은 불안정한 가정환경 때문에 더 친밀한 형제애를 나누었다. 훗날 그는 테리 그로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내겐 형이 있습니다. 나의 구세주이자, 나의 어린 시절을 그나마 견디게 해준 사람은 나보다 다섯 살 많은 형 잭이었어요. 형은 아주, 아주, 아주, 재능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형은 내 인생을 구해준 은인이에요.”

샌닥의 마지막 책 <나의 형 이야기>는

‘가이는 베일처럼 드리워진 꽃들 아래 깊이 묻힌 잭의 코와 뿌리가 된 발가락을 보았어요. 그리고 진짜 형인지 확인하려고 그 코를 꽉 물었어요. ····· 이제 잭은 동생의 팔에 안겨 편안히 잠들었어요. 그리고

가이는 속삭였어요. 잘 자, 이제 형은 내 꿈을 꿀 거야.’

 

 

 

600통에 담아낸 600가지 모정

   유년의 날들에 대한 자전적 소설 <보이>에서 그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네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 바로 어머니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고 로알드 달은 밝혔다. 그의 어머니 소피는 1911년에

헤럴드와 결혼했고, 1920년에 일곱 살 된 딸 아스트리를 맹장염으로 잃었다. 3주 후 남편마저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뱃속의 아이까지 홀로 키워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소피는 남편의 뜻을 따라 웨일스에 남아 아이들에게 영국식 교육을 시키기로 했다.

  로알드의 학창 시절은 우울하고 쓸쓸한 날의 연속이었다. 이와 달리 가족은 언제나 따뜻한 곳이었다. 특히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은 억압적인 학창시절을 보내면서도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로알드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가족이 그리울 때 로알드는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로알드의 편지는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1967년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집을 떠나 있을 때는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씩 편지를 보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지중해에서 공군으로 복무했던 때까지 무려 32년 동안이나 말이다. 소피가 모은 편지는 1925년부터 1945년에 이르기까지 모두 600통이 넘는다.

  편지 말미에는 항상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그의 이름을 적었다. 하지만 기숙학교 첫 학기에 보낸 편지들에는 이렇게만 적혀있다.

‘사랑을 전하며, 보이(Boy)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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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부모, 형제와 돈 때문에 싸우고, 칼부림도 마다하지 않는 무서운 세상이다. 아무 보상을 바라지 않고 동생 샌닥을 돌보아 온 잭과, 32년 동안 편지로 아들을 지켜온 어머니 소피를 보면서 요사이의 일을 다시금 곰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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