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열한가지 질문

박세길 지음 / 원더박스 펴냄



  기업 가치는 하락을 거듭하는데도 주가는 1990년대 내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기업 가치와 주가 사이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진다. 그렇다면 기업 가치와 주가 사이의 간극을 무엇이 메웠나? 바로 인위적으로 형성된 ‘거품’이다. 그리고 거품은 때가 되면 반드시 꺼진다. 2000년 4월 그 같은 사태가 실제로 벌어진다. 당시 미국 나스닥 시장은 한 주 동안 무려 25.3%나 곤두박질했다. 한 주간 낙폭으로는 미국 증시 사상 최대 하락률이다. 특히 장을 마감하는 금요일 하루에만 무려 1조 달러가량이 주식시장에서 증발했고, 투자자들은 공포에 떨었다. 신경제와 자유주의의 실상이 이런 것이었지만 승승장구하던 금융자본과 미국 정부, 그리고 국제 금융기구들은 이 같은 메카니즘을 전 세계로 이식시켰다. 한국은 가장 대표적인 타깃이었다.


  나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한 중심 논리를 다음 세 가지로 정리해본다. ‘돈 중심’, ‘엘리트 지배’, ‘승자 독식’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곧 신자유주의 사회 문화의 핵심 논리이기도 하다. 이들 논리가 관철되면서 한국 사회는 극도로 뒤틀렸다. 



  미국이 전쟁을 원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제시하는 배경은 미국의 군수 산업 상황이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2차 세계 대전이 2년이나 빨리 끝나 버리면서 미국 군수산업에는 미처 소화하지 못한 전쟁 물자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재고를 처리하지 못하면 미국 경제가 자칫 공황에 빠질 수도 있었다. 탈출구는 군수품 재고를 쏟아 부을 전쟁뿐이었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남북 모두 철저하게 외세에 의존했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에 의존해 무력 통일을 준비했고 남한은 모든 것을 미국에 내맡기다시피 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것이 ‘자주’원칙이다. 한국전쟁은 통일이라는 목적이 결코 전쟁이라는 수단을 정당화시켜 주지 않음을 확인해 주었다. 우리 민족의 대원칙이 ‘평화’일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경험했다. 우리에게는 상생의 관점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민족 대단결’의 원칙이다.



  근대 민주국가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의 출현을 기본 전제로 삼는다. 그러한 주체들이 국가기구에 능동적으로 개입하고 작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민주국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오랜 식민 지배와 독재정치를 겪으면서 그 같은 개인의 등장이 가로막혀 왔다. 그러다 민주화 투쟁을 거치면서 진정한 의미의 시민이 대거 배출되었다. 민주화 투쟁에 참여하는 일 자체가 자율적인 삶을 결의하고 실천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6월 항쟁 승리 이후, 마치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려 퍼지듯, 민주화 투쟁의 주역들은 곳곳에 진출해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단기간에 시민사회 단체가 발전하고 확장되었다.


촛불 시위가 지닌 역사적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개방적 환경이다. 콘텐츠는 언제나 안과 밖의 교류를 통해 풍성해진다.

둘째, 수평적 환경이다. 사람의 창조력은 각자가 중심이고 주체인 조건에서 자발성을 발휘 할 때         최대화 된다.

셋째, 다양성을 인정하는 환경을 필요로 한다. 창조는 그 자체로서 다양성을 키워 가는 과 정이며       동시에 다양한 요소의 융합은 새로운 창조로 이어진다.


  근본적으로 경제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 초등학생도 이해할 만한 상식적인 이치가 현실에서는 비틀리고 왜곡되어 왔다. 사람의 자리를 돈(자본)에게 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경제는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돈의 흐름이 아니라 사람의 창조적 활동을 중심으로 경제 틀을 확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경제를 ‘사람 중심 경제’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창조 경제는 바로 이 같은 사람 중심 경제 환경 속에서 제대로 꽃피울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주역은 다름 아닌 창의력이 넘쳐 나는 청년 세대가 될 것이다.


  남과 북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이루려면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보수 세력 일부는 여전히 북한을 남한 체제 안으로 편입시키는 흡수 통일에 집착한다. 하지만 흡수 통일은 실현 가능성은 차치하고도 위험스럽기 짜기 없는 발상이다. 통일은 남북이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조건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민족 상생의 길을 걸을 때 우리 시대 최고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통일 로드맵은 그러한 방향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통일 로드맵의 출발 지점을 어디로 삼을 것이냐이다. 해답은 개성공단이다. 어느 모로 보나 개성공단의 정상화와 연속적 확산은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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