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Google Work Rules)

라즐로 복 지음 / 이경식 옮김 / RHK 펴냄

 

  회사가 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현재의 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외부 학습 기회를 직원들에게 제공할 때, 팀에게 보다 많은 재량권을 부여해 스스로 조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팀이 보다 끈끈하게 뭉치도록 할 때 이런 여러 경우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회사가 원하는 결과는 나왔다.

“우리 연구를 바탕으로 볼 때, 이런 요인들 덕분에 직원 개인별로 추가로 9%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요컨대 기업이 직원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부여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침을 바꿀 때 비로소 성과가 개선됐다는 말이다.

 

  기업 경영진은 자기들이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고 훈련시켜 최고의 전문가로 육성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만일 정말로 그렇다면,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는 기업의 수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하지 않을까?

둘째, 그런 주장을 하는 기업들이 정말로 인재 채용을 잘한다면 인재 채용 방식에 뭔가 특별한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기업은 채용 공고를 내고 이력서를 검토해 지원자를 선별하고 면접을 하는

        똑같은 과정을 거쳐 직원을 채용한다.

셋째, 각 기업에서 지원자를 면접하는 사람은 대부분 면접에 특별히 능하지 않다. 회사마다 자기들은 최

       고의 인재를 채용한다고 생각하지만, 면접관이라고 해서 지원자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악해 판단

       을 내리지는 못한다.

 

  최고의 인재를 선별하려면 인재 채용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여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재 채용에 있어 두 가지 큰 변화는 반드시 감행해야 한다.

첫째는 채용을 천천히 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대개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않는다. 지금 있는 곳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성공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기다릴 가치는 충분히 있다.

 

  어떤 사람이 비범한 재능과 통찰을 갖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이 문제에 관한 한 내게는 아주 간단한 어림짐작 법칙이 있다. 이것은 인재 채용 과정에서 우리가 시도한 두 번째 커다란 변화이기도 한데, 바로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채용하라.’이다.

 

  "재능에 대한 오해“의 교훈은 ‘똑똑한 사람은 채용하지 말라’가 아니라 ‘똑똑하기만 한 사람을 채용하지 말라’다.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라는 것은 단지 명성이 높은 사람이나 최고 실적의 매출을 기록한 사람 혹은 머리가 비상하게 좋은 기술자를 채용하라는 게 아니다. 어떤 회사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성공을 거둘 사람, 주변의 모든 사람들까지 성공하도록 만들어줄 사람을 채용하라는 말이다.

 

   아무리 작은 회사 혹은 아무리 작은 팀이라 해도 훨씬 더 훌륭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도움이 될 간단한 네 가지 원리가 있다. 자, 어떻게 하면 당신도 구글이 갖추고 있는 것과 같은 성능을 발휘할 당신만의 자기복제 직원 채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1. 기준을 높게 정하라. 채용의 질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말라, 절대로.

2. 당신만의 지원자를 찾아라. 링크드인, 구글 플러스, 동창생 명부 그리고 전문가협회 등을 동원하고

    참조하면 일이 쉬워진다.

3. 지원자에게 객관적으로 접근하라. 지원자를 면접할 때 이 사람의 부하직원이나 동료가 될 사람들을

   면접관에 포함시키고, 면접관이 평가 내용을 꼼꼼하게 기록하도록 하며, 지 원자에게 아무런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 중립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이 실질적으로 채용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라.

4. 지원자가 당신 회사에 입사해야 하는 근거를 제시하라.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왜 중요 한지 분명하

    게 알려주고 지원자에게 장차 그가 함께 일할 사람들이 얼마나 놀랍고 대단 한지 경험하게 하라.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영국 역사가 액턴 경이 1887년에 이 문구를 썼을 때 그는 리더십의 본질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액턴 경은 권력은 부패한다는 사실을 학문적으로 규명하는 게 아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외칠 뿐이다.

  대중에게 권한을 넘기는 첫 번째 단계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권위가 줄어들수록 관리자가 팀원들에게 짐 지워야 할 당근과 채찍 역시 그만큼 줄어들며 팀원들이 혁신해야 할 영역은 그만큼 커진다.

  우리는 직함 외에 위계를 강화하는 다른 상징물들도 없앴다. 이에 따라 구글에서는 고위 간부라 해도 대부분은 신참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복지 혜택을 받는다. 이사 전용 주차장이나 식당이나 숙소 따위는 따로 없다.

  ‘구글의 정신’이라는 의미로, 직원 공모로 명칭이 선정된 구글가이스트는 해마다 4만 명이 넘는 구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설문조사 도구다. 이 자료를 볼 수 있는 유일한 팀은 구글가이스트 핵심 팀이며, 우리는 이 설문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누가 어떤 응답을 했는지 절대로 알아볼 수 없도록 한다. 이런 익명성 보장의 원칙을 확실히 지켜 응답자가 자발적으로 자기를 드러내지 않는 한 응답자 개인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일체 없다.

 

  구글가이스트의 효과는 엄청났다. 내부 갈등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팀이나 부서를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었고 직원 이직률을 좋은 때든 나쁜 때든 간에 낮은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직원은 회사가 혁신을 하고 있다고 느끼며 또 각자 회사가 맞닥뜨린 과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다.

 

  구글은 정기적으로 하위 5% 성과를 기록한 직원이 누구인지 파악한다. 이들은 구글 성과분포의 하위 꼬리 부분을 형성한다. 그런데 우리는 해고해야 할 직원을 찾는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직원을 찾는다.

  미셸이 “좋은 관리자를 갖는 것은 호흡하는 것만큼이나 필수적이므로, 만일 우리가 관리자를 더 낫게 만들면 그것은 우리가 신선한 공기를 호흡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라는 이유로 산소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산소 프로젝트는 무엇을 달성하려고 했을까? 설정한 가설은 “관리자의 자질은 팀의 성과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였다.

  팀 내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상위 꼬리에 속하는 직원은 평균 및 그 이하의 성과를 올리는 직원과는 전혀 다른 직장 생활을 경험한다. 자기가 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여기고, 회사를 떠나는 직원 수도 최하 등급 집단에 비해 1/5밖에 되지 않는다.

 

  한 분야에 통달한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동작 혹은 활동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 그 하나하나에 집중해 반복을 거듭했다. 그리고 한 번씩 반복되는 연습을 할 때마다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면서 거의 알이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조정을 해서 조금씩 개선한다.

  에릭손은 이것을, 비슷하게 작은 과업들을 의도적으로 수없이 반복하면서 매번 즉각적으로 평가해 교정하고 실험하는 훈련이라는 뜻을 담아 ‘신중한 훈련(Deliberate practice)’이라고 부른다. 평가 및 교정과 실험이 없는 단순한 연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학습자에게는 실천적인 가르침을 주는 교육이 강단의 교수나 전문 컨설던트가 제공하는 교육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교수나 컨설던트는 이론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알지만 그 일을 직접 해본 적이 없다.

  유명한 물리학자인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동생 프랭크 오펜하이머는 “무언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직원이 다른 직원을 가르치도록 하는 데는 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남을 가르칠 기회를 주는 것은 목적의식을 부여하는 행위다.

 

 

  사람들은 대부분 구글이 직원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프로그램들에 엄청난 돈을 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페와 셔틀버스를 제외하면 회사가 특별히 직원을 위해 쓰는 돈은 없다. 우리가 직원을 돌보고 기쁘게 해주기 위해 행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돈이 들지 않거나 들어도 아주 조금밖에 들지 않는다. 또 대부분은 어떤 회사든 아무런 부담 없이 복제할 수 있는 것들이다. 직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무료 셔틀버스, 무료 식사, 전기자동차 대여, 마사지 등 28가지나 된다.

 

  구글에는 2,000개가 넘는 이메일 리스트, 동아리 그리고 동호회가 있다. 이런 모임들 가운데 특히 내가 언급하고 싶은 게 있는데, 바로 직원자원그룹들이다. 이런 유형의 단체는 구글 내에 스무 개가 넘는데, 전 세계 지사 직원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단체도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아시안아메리칸 클럽’이 이었는데, 이 단체는 자기들이 개설한 풍수지리학 관력 강좌를 홍보하는 전단을 만들어 돌리며,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과연 우리 직원들이 아침 아홉 시부터 오후 다섯 시까지 자기 사무실 공간에 엉덩이를 딱 붙이고 앉아 있길 바랄까?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더 일찍 출근하고 조금이라도 더 늦게 퇴근하길 내가 바라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직원들은 자기가 편하고 좋은 시각에 출근하고 퇴근한다. 소프트웨어 기술자들 가운데 오전 10시나 그 뒤까지도 출근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퇴근해서도 집에서 밤에 온라인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우리에겐 이런 직원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하라고 말할 권리가 없다.

  우리가 직원들을 응석받이로 만든 바람에 이들이 굳이 다른 일자리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고?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의심스럽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라도 구글처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 현실성이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시카고대학과 하버드대학 로스쿨의 리처드 탈러와 캐스선스타인은 공저 <넛지Nudge>에서 “사람의 행동을, 어떤 선택권을 금지하거나 경제적 동기부여를 크게 바꾸지 않은 채, 예측 가능한 어떤 방식으로 수정하는 선택 구조의 한 측면이다. ····· 단순한 넛지(팔꿈치로 슬며시 남의 옆구리 찌르기)가 되려면 개입은 반드시 손쉽고 비용이 적게 들어야 한다. 넛지는 명령이나 지시가 아니다. 예컨대 과일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는 것은 넛지지만, 정크푸드를 금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 다시 말해 넛지는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이지 선택을 지시하는 게 아니다.

  신입직원과 관리자의 옆구리를 슬쩍 찌르는 넛지를 신입 직원 교육과 관련한 다른 프로그램과 결합해 구사함으로써 우리는 신입직원이 기존 직원처럼 ‘온전하게 제 몫을 다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몇 달이 아니라 몇 주로 대폭 줄였다. 우리는 해마다 직원에게 이메일로 넛지를 하여 저축액을 늘리라고 끊임없이 촉구한다. 그 결과 직원의 저축액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위기의 순간들이다. 그러다보면 어떤 회사는 백기를 들 것이다. 직원을 신뢰할 수 없다거나 직원은 규율을 내세워 감독하고 강제로라도 회사에 충실하게 근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거나 하는 온갖 구실을 내세우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선언할 것이다.

  “우리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결가가 어떤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라. 직원들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돈을 낭비하고 또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가!”

  분명 그렇지 않은 리더도 있을 것이다. 두려움과 실패를 맞닥뜨려도 끝까지 버티며 원칙을 충실하게 지키고 또 조직을 흔들어대는 온갖 사람과 힘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중심을 잡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자기 팀과 회사의 영혼에 자기의 말과 행동이 스며들게 만드는 사람이다. 이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팀 혹은 회사는 모든 사람이 함께하고 싶은 그런 조직이 될 것이다.

 

  래리와 세르게이는 자기가 일하고 싶은 그런 곳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당신도 똑같이 할 수 있다. 학교를 갓 졸업하고 어떤 작은 회사에 간부로 입사하든 100만 6번째 사원으로 입사하든 간에,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과 업무 현장을 설계하는 방식, 당신이 주변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방식을 시작함으로써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재능이 넘치는 인재들을 물밀듯이 밀려오는 회사를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발상 하나를 가지고하든 열 개를 가지고하든 일단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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