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창고

  10여 년 전에 전기공사 작업을 했다. 나는 직장에서 일할 때에 너무 일에 집중하는 편이다. 전기공사

일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특히 전기 수리를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큰 공사가 아니라면 전기를 차단하지 않고 하기 때문이다. 전기가 통하는 상태에서 작업 하려면 집중은 필수이다. 산만해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작업에 몰두를 하다 보면 자주 다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왜, 언제 다쳤는지 모르는 것이다.

퇴근 후 집에 와보면 아내가 놀란다.

“여기 허벅지는 왜 이리 찢어졌어요?”

“응, 어디요?”

허벅지를 보니 시퍼렇게 멍이 들고 살갗이 찢어져 있다.

“그러게 언제 다친 거지.”

“이 몸은 자기 혼자의 몸이 아니라고요, 조심 좀 하세요!”

“알았어요.”

 

  소독약으로 닦아내고 반창고 하나 붙이면 그만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어깨, 팔목, 허리 등 조금씩 다친 곳은 너무도 많다. 아프도록 다치면 알 터인데 말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반창고의 득을 많이 보아온 나다.

 

  이제 나이 들고 보니 상처도 잘 아물지를 않는다. 지금은 전기공사를 하지 않고, 전기관리만 하고 있다. 그래도 가끔 작업을 할 때 극히 조심 하고 있다. 내 하나의 몸이 아니기에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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