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내가 초등학교 때에는 논에 하얀 황새가 무리 지어 있는 걸 보고 자랐다. 부리가 길고 다리도 긴 고고하게 보이기까지 한 황새. 논바닥에서 무얼 먹는지 연신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했다. 아마도 미꾸라지, 우렁이, 개구리 등을 잡아먹는 것 같았다.

 

   때로는 큰 소나무에 하얀 새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 그들이 황새인지 다른 비슷한 새인지 알 수는 없었다. 나무에 하얀 새들이 앉아 있으니 커다란 꽃을 보는 것 같았다. 정말 어린 마음에도 장관이었다. 천연기념물 제199호로 지정된 황새를 이제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아마도 동물원이나 가면 볼까.

 

  그 시절에는 논에서 흐르는 개울에 나무 그물을 엮어 골을 만들어 놓는다. 그러면 밀물 게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 잡은 게를 간장에 담아 놓으면 어른들은 잘도 드셨다. 그때 우리는 맛을 몰라 먹지 못했으나 이제야 그 맛을 알 것 같다.

 

  메뚜기도 많아 우리는 병을 하나씩 들고 메뚜기를 잡은 기억도 새롭다. 잡은 메뚜기를 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튀겨 먹으면 정말 맛있었다. 아마도 먹을거리가 귀해서 그랬으리라. 짐작하건대 지금 메뚜기가 많이 잡힌다면 색다른 먹거리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농약으로 인해 자연적인 생물들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니 슬프기까지 하다. 황새 또한 농약의 피해를 많이 본 귀한 새가 되었다.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제는 자연을 보호해야 나도 산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간절히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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