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

   다슬기는 민물 일급수에서만 자생하는 어패류로 알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산속 냇물이 흐르는 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강화도는 청정지역이라 다슬기 아주 많이 있었다. 요즈음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산 깊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다.

 

   강원도 영월에 있는 김삿갓 계곡을 아내의 권유로 부부와 아들이 놀러갔다. 그리 깊지 않은 계곡 이지만 계곡에 많은 물이 흐른다. 물이 깨끗해 그곳에 다슬기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먹기 보다는 재미로 잡아보기로 했다.

 

    짧은 바지를 입고 냇가로 들어가 투명한 물속을 들여다보니 거뭇거뭇한 것이 많이 보인다. 우리는 재미있게 다슬기를 주워 담는데 아들이 소리친다.

“엄마, 아빠! 내 안경 떨어졌어.” 흐르는 물이라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우리는 다슬기고 뭐고 안경 찾는데 한참을 헤맸다. 그때 아내가 소리친다.

“여기 있다! 아들 안경 찾았어!”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은 안경이 없으면 장님이다. 그러니 마음이 다급할 수밖에 없다. 아들 안경을 찾으니 한시름 놓인다. 그럼 다시 다슬기 잡는 즐거움에 빠져볼까. 잡는 즉시 패트병에 다슬기를 넣었다. 1시간여 지나 3명이 잡은 것이 생수병 큰 것으로 2/3는 넘어 보인다. 꼬물꼬물 생수병에 달라붙어 움직이는 모습이 재미도 있다.

 

   사람의 본성이 그런 것인가 보다. 비록 다슬기 일지언정, 물질이 손안에 있으면 욕심이 생긴다고 했던가. 그것도 직접 잡은 다슬기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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