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이미 다 성장한 자식이 둘이 있다. 큰애는 딸이고 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둘째도 대학을
나와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결혼을 하고 허니문 베이비로 딸이 탄생했다. 어느 부모나 자식은 ‘금지옥엽’ 같이 귀하게 키울 것이다. 나 역시 딸을 보고는 금가지에 매달린 옥 같은 딸이 떨어질세라
귀하게 키웠다.
5년 후 아들이 태어났는데 역시 딸과 같이 귀한 건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업을 한답시고 시작했다가 털어먹고 나니 환경은 엉망이 되었다. 연일 은행, 빚쟁이에게 시달리니 정신적으로 너무 고달팠다.
그러니 애들에게 신경을 못 쓰게 되었던 것이다. 딸은 엄마가 안고 업고 같이 생활을 했지만 아들은
유아원에 맡기고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이제는 두 애가 성장을 해 성인이 되었지만 부모의 마음은 여전히 가슴 쓰리다. 사춘기 시절을 엄마, 아빠와 같이 즐겁게 지낸 추억이 거의 없으니까. 특히 아들에게는 죄스럽기까지 하다.
아들이 3살 때인 것 같다. 유아원 앞에서 하는 말 “아빠, 오늘은 나와 같이 놀면 안돼?” 아빠가 바빠서 오늘은 안 된다며 유아원에 드려 보내고는 어찌나 눈물이 나는지···. 펑펑 가슴을 치고 울고 싶었다.
이 못난 애비를···.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돈다.
어찌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겠는가. 다만 어느 자식에게는 부모 노릇을 못해 애정이 조금 더 갈 뿐이지. 딸, 아들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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